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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입한 보험,정말 괜찮습니까?

 

 

내가 지금 제대로 된 보험을 가진 게 맞는 걸까? 지나치게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지는 않은가? 보험설계사는 진짜 나를 위해 상품을 소개해줬을까?

보험에 가입하기 전 이런 고민을 해보지 않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번 가입하면 10년이상 보험료를 내는 장기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큰 부담이 안 될 것 같은 보험료라도 한 푼 두  푼 모이면 찻값보다 비싸질 수 있다. 예컨대 한 달에 10만 원짜리 보험을 20년간 유지하면 원금만 2400만 원에 달한다. 복리이자까지 감안하면 웬만한 수입 중형차도 살 수 있다.

 

 

 

 

보험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푸쉬push'형이란 것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보험사 또는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권유해 판매하는 방식이란 얘기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가입설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가입시킬 때는 매우 친절하고 적극적이다가 막상 돈을 내줄 때는 이런저런 조건을 들먹이며 제때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니 소비자의 화살이 보험사나 설계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보험사 또는 설계사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선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 각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비율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게 단편적인 예다.

문제는 소비자의 판단 미스가 있었을 때다. 보험약관에 다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한 증거는 별로 없다. 구원해주기가 쉽지 않다.

 

 

2012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부산저축은행을 보자. 이 저축은행에서 후순위채권을 사들인 사람들은 정부를 상대로 1년 넘게 시위를 하고 있다.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후순위채를 정부에서 다시 매입해 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를 해결해줄 방법이 없다. 금융상품의 위험성에 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게 원칙이다.

얼마 전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 유사보험 취급기관과 손해보험사에서 실손보험에 중복가입한 사람들은 불완전판매 여부에 따라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문기사가 났다. 보험사 등이 실손보험계약 당시 '비례보상' 원칙에 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려선 안 된다는 당국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를 보고 독자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보험을 여러 개 중복해 가입했는데, 이 중 일부 보험의 계약을 중단하고 그동안 냈던 보험료를 환급받고 싶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더니 실손보험, 암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에 가입했다고 했다. 다른 보험계약은 안 되고, 오직 실손보험의 중복계약만 해당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 이 분은 실손보험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험은 그만큼 어렵다. 하나의 상품만 놓고 봐도 복잡하다. '원금+이자' 구조인 은행예금이나 적금처럼 단순하지 않다.

비싼 보험료를 냈는데도 정작 사고가 생겼을 때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한 사람도 있다. 친한 친구가 사정한다고 해서, 친척이 부탁한다고 해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덥석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대형할인점에서 물건을 하나 살 때도 혹시 비싸게 사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보면서, 정작 이보다 훨씬 비싼 보험에 들 땐 청약서 한 번 읽지 않는다.

'좋은 보험'에 제대로 가입하려면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기본적인 보험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보험사의 마케팅 전략을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 보험사와 설계사가 은행과 은행원 관계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보험은 해지할 때 소비자 피해가 가장 크게 발생하는 금융상품이다.

 

오늘도 안전하게

 

이제껏 몰랐던 설계사들의 정체

 

인터넷 취업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보험설계사 채용공고가 올라온다. 보험사들이 이렇게 보험설계사를 뽑고 ,또 뽑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채용하기 쉽고, 비용도 들지 않고, 해고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직원이 아니다. 예컨대 명함에 삼성생명 팀장이라고 써 있고, 삼성생명 보험을 판매하고 있어도 보험설계사는 삼성생명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99.9%다.

보험사 직원이 아니라면 지금 나에게 보험을 팔고 있는 그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보험설계사들은 보험회사와 계약을 쳬결한 개인사업자다. 영업사원 격이지만 엄연히 자영업자다.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롯데제과 과자를 판다고 해서 슈퍼 주인을 롯데직원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현대해상 보험을 팔고 있어도 해당 보험사의 '직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각 보험사로부터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4대보험에 가입할 때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개별적으로 들어야 한다. 

일부 영세한 보험설계사들이 국민연금에도 가입하지 않는 이유다. 다만 대형보험사 중에는 자사의 전속설계사를 대상으로 학자금지원제도 등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다.

 

 

과거엔 보험설계사들이 매달 출근수당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런 제도가 없어졌다. 이후에는 철저하게 실적 베이스다. 보험설계사들이 그 달에 얼마나 많은 신규 계약을 따오느냐에 따라 월급이 결정되는 구조다. 월급이 1000~ 2000만 원에 달하는 설계사가 있는 반면, 월 40~ 50만 원도 받지 못하는 설계사도 있다. 극과 극이다. 보험사는 설계사가 자사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해고를 통보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해촉曯, 즉 계약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