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랑과 인생의 시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 이해인 수녀님의 기쁨이 열리는 창과 나태주 시인님의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반납하러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내겐 언제나 행복한 시간이다.겨울 햇살이 겨울 바람과 어울려 적당한 추위 느끼며 신우섭님의 의사의 반란 책 빌려 집으로 오는 길 또한 발걸음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온다.
꽃 2 중에서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오래 그렇게 있거라
꽃 · 3
아무렇게나 저절로
피는 꽃은 없다
누군가의 억울함과 슬픔과
기도가 쌓여 피는 꽃
그렇다면 산도 바다도
강물도
하늘과 땅의 억울함과 슬픔과
기도로 피어나는 꽃일 것이다.
딸들아
겨울에도 얼지 않고 속삭이는 작은 시냇물 소리를
그 가슴 안에 가진 딸들아
보다 더 많이 눈에 덮여
은은히 살 부비며 흐느끼는
솔바람 소리를 그 가슴 속에 지닌 딸들아.
너희들은
햇빛 속을 희고 빛나는 이빨로 웃으며
크고 튼튼한 알종아리로 종종종 걷다가도
돌아와선 수틀 앞에 조용히 앉을 줄도 알고
방안의 그 큰 고요의 호수 속에도 잠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한다.
그러나 딸들아
나는 오늘 잘 여문 벼이삭 수수이삭들을 보며
너희들의 잘 여문 가슴을 생각하고
잘 익은 콩꼬투리며 팥꼬투리들을 보며
너희들의 그 이쁜 발가락 손가락을 생각한다.
또한 딸들아
감나무 가지 위에 마지막 남은 홍시를 보며
너희들의 탐스런 대리석의 젖가슴을 생각하고
가을 하늘같이 맑고 맑은 눈빛을 생각한다.
생각하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딸들아
우리나라의 젊고 이쁜 딸들아.
나는 오늘 믿는다.
너희들의 가슴의 그 고요한 호수만을 믿는다.
믿고 또 믿는다.
쪼금은 보랏빛으로 물들 때
나 이미 오래 전에 남의 아버지 되어버린 사람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어린아이 되고 싶은 때 있다.
세상한테 바람맞고 혼자가 되어 쓸쓸할 때
그늘 넓은 나무는 젊은 어머니처럼 부드러운 손길을
뻗쳐 나를 감싸주시고
푸르른 산은 이마 조아려 나를 내려다보며
젊은 아버지처럼 빙그레 웃음 지어 보이신다.
오빠야 오빠야 때로는 이름 모를 조그만 풀꽃들
발뒤꿈치를 따라오며
단발머리 어린 누이들처럼 쫑알쫑알 소리 없는 소리들을
가을 들길에 풀어놓지 않는가
나 세상한테 괄시받고 쪼끔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을 때
제 풀에 빠져서 쪼끔은 쓸쓸할 때
짜아식 별걸 다 갖고 그러네
괜찮아,괜찮아,조금만 참으면 된다니까
나 머잖아 할아버지 될 입장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철부지 손자거나 아예 어린아이 되고
싶은 때 있다.
흘러가는 흰구름은 잠시 머리 위에 멈춰 서서
보일 듯 말 듯 외할머니 둥그스름한 얼굴 모습도
만들어주고
할머니 작달막한 뒷모습도 보여주지 않는가
어린 슬픔
서리 내린 아침
눈부신 햇살 뒤집어쓴
장미 어린 꽃송이에 묻는다
나의 시는 아직 망하지 않았는가?
나의 인생은 아직도 잘 따라오고 있는가?
외로워할 것이 없는데 외로워하고
슬퍼할 것이 없는데 슬퍼하는 것이 사랑이다
끝내 사랑할 필요가 없는데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피를 물고 서 있는 붉은
어린 장미에게 말해본다.
인생
화창한 날씨만 믿고
가벼운 옷차림과 신발로 길을 나섰지요
향기로운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따라
오솔길을 걸었지요
멀리 갔다가 돌아오는 길
막판에 그만 소낙비를 만났지 뭡니까
하지만 나는 소낙비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날씨 탓을 하며 날씨한테 속았노라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좋았노라 그마저도 아름다운 하루였노라
말하고 싶어요
소낙비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 속의 바람과 새소리
그것도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었으니까요.
엄마
하나의 단풍잎 속에
푸른 나뭇잎이 있고
아기 나뭇잎이 있고
새싹이 숨어 있듯이
우리 엄마 속에
아줌마가 살고 있고
아가씨가 살고 있고
여학생이 살고 있고
또 어린 아기가 살고 있어요
그 모든 엄마를 나는
사랑해요
아버지
왠지 네모지고 딱딱한 이름입니다
조금씩 멀어지면서 둥글어지고
부드러워지는 이름입니다
끝내 세상을 놓은 다음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이름이기도 하구요
아버지, 이런 때
당신이었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마음속으로 당신 음성을 기다립니다.
새해 인사
글쎄, 햇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또 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여행 · 1
예쁜 꽃을 보면
망설이지 말고
예쁘다고 말해야 한다
사랑스런 여자를 만나면
미루지 말고
사랑스럽다 말해주어야 한다
이다음에 예쁜 꽃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사랑스런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네 하루하루
순간순간은 여행길
두 번 다시 되풀이 할 수 없는
오직 한번 뿐인 여행이니까
고마운지고 거룩한지고
꽃봉오리 물고 있는 어느 꽃나무가 이보다도 더 눈물겨우랴
캥거루는 다 큰 새끼도 제 몸 속의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오래도록 젖을 물려 키운다 그랬지
그렇다면 캥거루는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짐승 아니겠나!
캥거루란 호주의 원주민 말로 난 몰라요란 뜻이랬지
캥거루 캥거루, 난 몰라요
아직도 난 캥거루다
생의 순간 순간을 세상 속에 수를 놓듯 가슴을 적시는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행복했습니다.감사한 마음이 되어 그 느낌을 남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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