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기사를 올리면 조회수가 많다는 점. 그런데 꼭 댓글이나 메일로 '성공기 말고 실패기도 올려달라. 실패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피드백이 날아온다. 그래서 실패하는 창업 이야기를 쓰면 조회수가 높지 않다. 그러려니 넘어가려고 할 때 이런 피드백들이 꼭 있다. "실패한 사람처럼 해 보라는 말입니까? 그래서 남는 게 뭐가 있습니까?" 400만 명 이상의 설정자에, 하루 100만 명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네이버 JOB&은 20~30대의 취업 준비생, 예비 창업가, 창업가, 직장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드나드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들은 성공하는 사람 이야기를 읽으면 실패의 갈증을 느낀다.
실패는 성공을 공부하는 것보다 위대한 일
동시에 실패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성공의 갈증을 느낀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알수 있는 것은 성공의 과정에서도 실패의 극복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루지만 그것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이기도 하다. 남들에게 실패를 권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실패하지 않길 원한다. 그러나 실패는 성공을 공부하는 것보다 위대한 일이다. 실패의 끝자락에는 항상 우연처럼 새로운 성공의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거듭하는 젊은 부자들은 새로운 시도로 실패를 타개하려고 한다. 창업 분야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피벗(pivot)이라고 한다. 쉴 새 없이 개선하고, A가 안 되면 A에서 얻은 교훈으로 B를 해보는 등 온갖 노력 끝에 대중이 무엇을 사랑하는지 깨닫는다. '실패를 함구하는 건 성공을 뽐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프랑스 경제학자 프랑수아 케네의 말처럼 실패를 드러내 놓고 배우고 새로운 도전에 적용해 봐야 한다.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2016년 8월 1일 기준 시가 총액 3640억 달러 (413조 3000억 원)로 월마트를 제치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국 상장 기업 4위로 올라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는 미국 경영 전문지《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큰 성공은 수십 번의 실패가 쌓인 후에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실패에 대해 아무 걱정이 없다'고 했다. 전기차와 우주선을 만들면서 숱한 실패를 경험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실패는 필수 옵션이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혁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실패의 연속이 만들어 낸 보석이다. 2007년에 출시한 송금 서비스인 웹페이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은 시기에 출시돼 2014년 철수했다. 너무 이른 타이밍을 잡은 것이다. 아마존의 '파이어폰'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쇼핑까지 지배하겠다며 2014년에 나왔다. 그러나 최악의 실패를 했다. 약1억 7000만 달러 (2000억 원)의 손실만 보고 판매가 중단됐을 정도다.이외에도 DVD 우편 배송,아마존 월릿,아마존 뮤직 임포터(음악 재생 플랫폼) 등을 내놨지만 모두 접었다.그러나 베저스의 원칙은 실패가 계속되더라도 끊임없이 실험하는 것이다.
지루하게 성공한 직원들은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
그는 지루하게 성공한 직원들은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라고도 했다. 파이어폰의 실패는 전용 스마트폰 넘어서 모든 디바이스에서 통하는 앱과 웹사이트 구축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연결됐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며 손가락질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도 초창기엔 '돈 먹는 하마'였다. 남는 서버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고객들이 온라인 서버를 기반으로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앱을 만드는 작업이다. 실패작이라고 욕먹던 이 서비스는 2015년 90억 달러(10조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MS, 구글,IBM을 압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 이렇게 썼다.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
"아마존을 가장 성공한 회사보다 가장 편안하게 실패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합니다.실패와 혁신은 쌍둥이입니다.우리가 1000억 달러(113조6000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끊임없이 실패에 도전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는 누구에게나 아프다.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문제는 아무도 실패를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성공한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젊은 부자들 역시 성공보다는 실패에 더 익숙할 정도로 숱하게 실패를 경험했다.때로는 재기하기 어려울 만큼 치명적인 실패도 겪었다.이들은 그런 처절한 실패 어떻게 극복한 걸까?
안전한 길이 오히려 실패를 부른다
실패에서 얻은 경험은 값지다. 문제는 '실패'란 단어를 그럴싸한 수사로 여기고 나와는 거리가 먼 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알고 보면 국내 웬만한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미국의 탐스슈즈도 사실 창업자의 실패가 만들어 낸 산물이다. 부드러운 밑창을 강조하는 이 제품은 창업 10년 만에 대박을 터트리는 히트 셀러가 됐다. 연간 매출은 2013년 3억 8500만 달러(4400억 원)에서 2015년 5억 달러(5700억 원)로 올랐다.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개인 재산은 3억 달러(3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포원'아이디어
신발이 불티나게 팔리는 원동력은 단순히 디자인이나 싼 가격에 있지 않다.탐스슈즈는 창업 때부터 신발이 한 켤레 팔릴 때마다 신발 한 켤레를 가난한 아이에게 기부하는 이른바 일대일(one for one)기부 전략을 펼쳤다.풍토병이나 파상풍에 시달리는 저개발국 아이들에게 한 켤레씩 기부하는 것이다.2016년 중순 기준으로 벌써 6000만 켤레 기부했다.내가 신을 신발 한 켤레를 사면서 다른 한 사람을 돕는다는 '원포원'아이디어는 세계적인 '구호'로 번졌다. 창업자인 마이코스키의 이런 '대박' 아이디어는 한순간에 나오지 않았다. 10년간 네 번이나 창업을 하면서 실패해 왔기 때문이다. "이 결정은 매우 본능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때 이미 수차례 실패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목적이 있는 창업이 절실했습니다.
'하나의 신발을 팔면, 하나의 신발을 기부한다.'
삶의 목적과 의미를 담은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한 번도 진정으로 기분 좋은 창업을 한 적이 없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것은 고객들이 매우 흥미로워하고 이해하기 편하며 또 공감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신발을 샀을 뿐인데 그 행동이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사실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가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화한 것입니다. 쉬운 수학 아닙니까? '하나의 신발을 팔면, 하나의 신발을 기부한다.' 물론 처음에는 사업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습니다. 처음엔 매우 작은 아이디어에 불과했거든요."
성공한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과거에 망한 경험이 있다는 것
마이코스키는 대학생 때 세탁 서비스 사업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학생들 빨래를 대신 해 배달해 주는 사업은 소규모이고 안정적이었지만, 대학 내에서만 운영했기 때문에 사업 성장과 장기적인 존속에 대한 비전은 없었다. 두 번째는 케이블 TV 회사였다. 리얼리티 TV쇼《어메이징 레이스》에 출연한 경험을 살려 24시간 리얼리티쇼를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회사 설립 직후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폭스 TV가 똑같은 형태의 방송사를 설립했다. 당시 40명의 직원을 해고한 그는 이후 자동차 운전 학원, 실외 광고까지 손을 댔다 망했다. 그는 다시 과거를 돌이켜 봤다. 에이브러햄 링컨부터 샘 월턴 월마트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위인의 전기를 읽으면서 얻은 공통점이 있었다. 성공한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과거에 망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단, 실패의 상처가 깊을수록 이들은 실패를 이기기 위해 더 크고 위대하게 생각했다.
10년간 실패한 인생의 공통점
10년간 실패한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봤더니 공통점이 있었다. 오로지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만 창업했다는 것. "돈을 원했고, 성공을 원했습니다. 제 가장 큰 단점은 안정적이면서 단기적으로 수익이 보장된 것만 찾았다는 거예요. 그런 태도가 가장 큰 문제였죠. 결국 마이코스키는 머리를 식힐 겸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다. 그때 인생이 달라졌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즐겨 신는 '알파르가타'란 신발을 목격한 것이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발에 상처가 나고 파상풍에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바로 이거다'라는 외침이 들렸다. 알파르가타는 부드러운 캔버스 천으로 된 신발로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는 사실
이러한 디자인과 형태의 신발을 팔고, 판 만큼 어려운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처음에 250켤레를 만들었고, 250켤레를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아파트에서 작게 창업했다. 그들의 취지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실리자, 순식간에 그의 작은 생각은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스,노드스트롬을 비롯한 주요 대형 쇼핑몰에서 '고객들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2주 안에 3000켤레를 생산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문 요청이 쇄도한 것이다. "정말 큰 아이러니가 뭔지 아세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이 작은 사업이 제가 일군 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업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저에게 가장 큰 보상을 주었거든요."